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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둘째 날

늦은 오전에 눈을 떠보니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전날의 흐린 날씨는 오늘 내릴 비의 전조현상이었나 보다. 생각해 보니 난 우산도 우비도 없다. 챙기려다가 장우산은 가방에 안 들어가고, 우비는 찾다가 안 보여서 비가 와봐야 얼마나 오겠어하고 안 넣었는데…도착한 바로 다음날부터 이틀간 비라니..어제 사장님 배려덕에 마트에서 장보길 천만다행. 혹시나 하고 배민을 열어보니 배달 가능한 곳이 거의 없다. 진짜 장보게 해주신 사장님께 감사하다.!






점심

요리하다 보니 거의 점심시간을 향해가고 있어서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비가 오니 숙소에만 있을 예정이라 에너지 소모가 적을테니 이것만 먹어도 저녁까지는 거뜬하다. 난 또 소화력이 좋은 편이 아니라 소식이 가능하다. 구린 프라이팬으로 달걀프라이를 했는데 달걀볶음이 됐다. 앞으로 이렇게 계속 지낼 순 없을테니 꼭 사장님께 말씀드려야지ㅡㅡ; 큰언니가 토마토가 완전식품이라고 하나 사다 두고 먹으라고 했던 덕에 장볼 때 토마토도 샀더니 양도 많아서 요긴하게 잘 먹을 듯하다. 내일은 토마토달걀볶음 먹어야지 ~ 🎶







밀린 업로드

식사 후 비가 와서 나갈 수 없으니 밀린 블로그 및 인스타를 업데이트를 했다. 사진 정리 및 인스타와 블로그에 업로드하는 일은 간단한 것 같아도 막상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래서인지 시간도 잘 간다. 업로드를 위해 갤러리를 열어보면 삭제하고 정리할 사진들이 많이 있음을 느낀다. 사진 정리는 마치 밀린 빨랫감 또는 설거지거리 같아서 바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산더미처럼 불어난 양에 많은 시간을 쏟아도 끝내지 못하곤 한다. 그러니 최대한 바로바로 정리하고 업로드해야 한다. 





영화 “씽(sing)”

밀린 일들을 한지 몇 시간이 지나자 에너지가 딸려 쉬고 싶어졌다. 가만히 있는 건 싫어서 영화 한편 보기로 했다. 내가 노래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노래 관련한 영화를 좋아했다. 노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노래가락이 나의 흥을 자극해서 인듯하다. 이런 나의 취향에 따라 노래와 관련한 애니메이션인 '씽'을 틀었다. 딱 귀에 맴도는 노래는 없었지만, 반짝이고 화려한 것으로부터의 실패가 보잘것없는 것으로부터의 성공으로 전환되는 이야기 자체는 인상 깊었다. 그리고 소심하고 내성적이라 무대 뒤에서 스태프 일을 하던 코끼리 미나가 순수하고 진실된 자신만의 노래로 무너져있던 버스터 문에게 새로운 소망과 도전을 준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특히, 재능이 있음에도 자신감이 없어서 스태프 일을 하게 되었는데, 그 일을 묵묵히 잘 해내던 미나의 모습이 작은 일에도 충성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교훈과도 연결되어 기억에 남는다. 이런 맥락에서 미나의 묵묵함을 표현하고자 코끼리로 캐릭터를 설정했나 싶다.  
 
 
 

취침

제주도 서귀포의 새벽은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어둠과 빗소리는 무서운 망상을 불러오기에 딱인 요소들이다. 덕분에 계속 뒤척이며 선잠을 잤던 것 같다. 그런 와중에, 이렇게 비가 많이 오니 내일은 예보와 달리 비가 안 올 수도 있겠다고 생각됐다. 일찍 자는 삶을 살려고 했는데 둘째 날은 비 때문에 망했다. 내일은 일찍 잘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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